발달이론, 결정적 또는 민감한 시기와 지니(Genie) 학대 사건

우채윤 승인 2020.11.27 21:12 | 최종 수정 2020.11.29 15:25 의견 0
Image by Sasin Tipchai from Pixabay

영유아 발달에서 애착을 포함한 결정적 시기 이론은 꼭 결정적 시기에만 학습이 일어나고 그 시기를 놓치면 절대 학습을 못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민감한 시기가 있어 그 시기에 자극이 주어지고 학습이 이루어진다면 다른 시기에 비해 훨씬 빠르게 학습할 수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만 3세 이전의 시기에 한글학습을 시키면 대부분의 영유아들이 학습하는 데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학습을 포기할 것입니다. 대신 만 5세경, 즉 초등학교 입학 직전에 한글을 배우면 몇 주에서 몇 달이면 학습이 가능합니다.

한글습득에 결정적 시기는 없지만,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기가 있고, 그 시기에 학습을 하면 그 학습의 효과가 더욱 커지는 것입니다.

결정적 시기와 민감한 시기에 관한 한 사건이 있습니다.

1970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지니(Genie)사건인데요.

지니는 심한 우울증을 가진 폭력적인 아버지와 남편에게 저항할 수 없었던 시각장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딸을 보호하겠다는 그릇된 생각으로 지니를 철저히 외부의 자극에서 차단시키며 학대했습니다.

지니는 생후 20개월부터 13세 반까지 낮에는 어린이변기에 고정된 장치에 묶여 있었고, 밤에는 슬리핑백에 묶여서 철사망과 뚜껑으로 덮인 채 유아침대에서 키워졌습니다. 지니의 아버지는 아무도 지니에게 말을 걸지 못하게 했고, 딸에게 말을 할 때는 개처럼 짖거나 으르렁거렸습니다.

그렇게 문명세계에서 완벽히 차단된 채 11년을 보낸 지니가 구조된 이후, 7년간 UCLA 언어학자 수잔에게 전문적인 언어교육을 받았지만, 20세가 될 때까지 I와 YOU를 구분하지 못했고, 평생 3단어 이상의 문장을 말하지 못했습니다.

지니는 언어발달의 민감기였던 시기에 부모의 학대로 조금도 언어적인 자극을 받지 못했고, 안타깝게도 언어발달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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