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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광수아빠 노석원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자기 자신의 자녀를 위하여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심지어 당신은 못 먹고, 못 입어도 자녀만큼은 잘 먹고 잘 입히고 싶은 것이 우리나라뿐만이 아닌 세상 모든 부모의 입장일 것입니다.
비장애자녀를 둔 부모들이 그럴진대 평생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장애를 가진 자녀들에 대한 부모들의 정성과 역할은 그야말로 무한대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자녀가 어릴 때에는 자녀를 위해서 부모들 스스로가 할 수 있는 영역이 많은 반면 자녀가 성장해갈수록 부모와 아울러 사회와 국가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하는 문제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장애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부모, 특히 아버지 입장에서는 가정 내에서 장애자녀는 물론, 아내와 비장애 형제자매를 위한 역할과 아울러 국가와 사회가 우리의 자녀들을 위한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역할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1. 가정에서 아버지의 역할
1) 장애자녀를 위한 역할
자녀가 성인이 되어감에 따라, 부모가 없는 상황에서 살아가야하는 자녀들에게 필요로 하는 것을 압축해서 표현한다면 “과연 부모인 내가 없는 상황에서 장애자녀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면서 살아갈 것인가” 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표현 중 “어디에서”라는 부분은 거주할 수 있는 공간(주거공간)에 대한 문제로 귀결될 수 있을 것이며 "무엇을 하며”라는 부분은 낮 시간 동안 활동(직업 등)과 원하는 서비스를 받기 위한 비용(생계비)을 확보하는 문제로 귀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1) 주거공간
현 시점에서 주거공간에 대한 대안으로는 장애인복지법상의 거주시설과 공동생활가정(그룹홈)을 생각할 수 있으며, 장애인복지법에서 규정하고 있지 못한 시설 중 강화도의 큰나무 캠프힐, 안성시에 소재한 가족과 함께 거주할 수 있는 희망에코공동체 같은 경우를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위의 여러 형태 중 대부분의 경우 거주공간을 준비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부모님들의 경제적인 부담이 전제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2) 직업
그동안 장애자녀 특히 직업적 중증장애인을 위한 직업의 형태가 직업재활시설이라는 시설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다면, 앞으로는 기존의 직업재활시설과 함께 지역사회의 다양한 일자리를 활용한 직업재활의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우리자녀들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이를 직업과 접목시킬 수 있는 지역사회의 직업과 관련한 기관이나 시설을 발굴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관련기관들과 함께 우리 부모, 특히 아버님들의 역할이 매우 효과적일 것입니다.
(3) 생계비
우리자녀들의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생계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당사자의 임금 내지 연금소득과 함께 부모님들의 지원이 커다란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특히 부모님께서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등 공적연금을 받게 되시는 경우, 부모님 사후에 중증장애가 있는 자녀에게는 부모님께서 받으시던 연금액의 약 60%의 금액이 유족연금의 형태로 장애자녀 사망 시까지 지급되어 자녀의 미래를 설계에 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4) 거주공간과 생계비 확보를 위한 또 다른 제안
시설에 거주하고 있는 장애인을 위한 거주공간과 생계비 문제는 정부에서 기존의 탈 시설정책을 통해서 일정부분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으나, 재가 발달장애인의 거주공간과 생계비를 확보하는 문제는 발달장애인의 문제 중 가장 핵심적인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만의 힘으로 해결하기에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 현실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노인들의 경우 주거공간과 생계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으로 “노인주택연금제도”를 운영하여 일정부분 해법을 찾고 있으므로, 노인주택연금제도의 가입대상에 발달장애인 또는 그 가족을 포함시킨다면 발달장애인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를 정부예산이 아닌 장애인 가족의 재산을 활용하여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아내에 대한 역할
첫째, 행복한 가정의 유지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부분이 부부간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라는 면에서, 비록 일부이기는 하겠지만, 자녀의 장애를 받아들이지 못하시는 아버님 때문에 더욱 힘들어하시는 어머니들을 볼 수 있습니다.
둘째, 낮 시간대에는 그나마 자녀에 대해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는 아버지에 비하여 거의 24시간을 자녀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어머니의 경우 상당한 정도의 누적된 스트레스로 인하여 원만한 가정생활에 손상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우리 부모 특히 어머니들의 역할을 인정해주고 어머니들에게 필요한 휴식의 시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3) 비장애 자녀에 대한 역할
첫째, 어머니의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장애 자녀에게 많은 관심과 시간, 노력을 집중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므로 비장애 자녀가 가질 수 있는 가정 내에서의 소외감 등을 달래주는 역할이 필요할 것입니다.
둘째, 비장애 자녀가 형제, 자매인 장애 자녀로 인하여 본인의 인생을 설계하는데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하여야할 것입니다. 이러한 부담은 평소 부모의 삶을 지켜보면서 형제, 자매들이 자연스럽게 갖게 된다고 판단되며, 이는 부모로서 바라는 바는 아닐 것이므로, 특별한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비장애 자녀들에게 바라는 바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라는 한계를 명확히 인식시켜줄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2. 사회적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아버지의 역할
1) 이제는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려줄 시기
지역사회나 중앙정부에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시는 분들께서는 장애인 당사자나 가족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우리 자녀들을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부모들만큼 알 수 없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 것입니다. 따라서 일단은 우리가 필요한 부분을 정확하게 이야기해주고, 그 다음 알면서도 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때 가서 그 책임을 묻는 것이 우리 부모가 가져야할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2) 현명한 방법으로 알려주기
부모인 우리가 바라는 우리자녀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요 ?
장애가 있더라도 우리 자녀들이 주위사람들의 이해와 관심 속에서 지역사회 주민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보곤 합니다.
이런 모습으로 살아가기 위해 우리 자녀들은 100명 중 95명이라는 많은 비장애인들의 이해와 관심 속에서 살아가야할 것입니다. 말로는 비장애인들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외치면서 실제 행동으로는 비장애인들이 장애인을 외면하게 만든다면 이는 결국 우리 자녀들이 살아나갈 삶의 터전을 더욱 척박하게 만들어 우리 부모들의 소망과는 다른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3) 힘을 모아 알려주기
우리자녀들과 부모님들의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성원중 하나가 바로 구의원, 구청장, 시의원, 시장, 국회의원, 대통령과 같은 선출직 공무원들일 것입니다. 유권자인 우리가 하나의 결집된 모습을 갖추어 우리의 뜻을 알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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