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내용은 함께웃는재단과 발달매거진, 한림대학교 언어병리학과 이윤경 교수가 참여해 자폐스펙트럼 장애 아동을 위한 책을 소개하는 '소개해요 톡톡'에서 만들었습니다.
말이 늦은 아이를 위한 부모가이드(It takes two to talk)
우채윤(발달매거진 발행인) : 말이 늦은 아이를 위한 부모가이드는 아이의 언어발달을 돕는 하넨 센터의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정리한 가이드북입니다. 이미 자녀의 언어발달에 관심있는 부모님들께 매우 유명한 책입니다. 원제목이 It takes Two to talk, 보통 줄여서 ITTT라고 불리는 책입니다. 올해 초 국내에 번역본이 출간이 되었습니다.
이윤경(한림대학교 언어병리학과 교수) : 하넨센터의 이 부모교육 프로그램에서는, 아이가 매일의 일상생활 중에서,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통해 언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부모나 주양육자에게 안내해요. 책의 원제목인 ‘It takes two to talk’는 ‘말하기 위해서는 두 사람이 있어야 한다.’로 번역해 볼 수 있을 텐데요, 이는 언어사용이나 학습에 있어서 상호작용의 중요성을 담고 있습니다.
우채윤 : 네. 저도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아이와 눈맞추고 상호작용하는 모든 순간, 때로는 말로 티격태격 하는 것도 모두 언어가 느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윤경 : 맞습니다. 아이들에게 언어를 가르치는 방법은 다양한데, 크게는 가르치는 사람이 주도하는 방법(직접적 교수방법)과 아동이 주도하는 방법(반응적 교수방법), 그리고 이 두 가지가 혼합된 방법으로 구분할 수 있어요. 말이 늦은 아이를 위한 부모가이드는 이중 반응적 교수방법을 따르고 있습니다. 반응적 교수방법은 아동과의 상호작용 중에 아동의 주도를 따라야 함을 강조하는 방법입니다.
우채윤 : 저는 이 책을 처음 본 것이 2017년 초였습니다. 번역본 출간전이라 일부러 찾아서 읽었는데요, 아이가 무발화가 오랜 시간 지속되서 걱정이 많았고, 제가 국어교사였음에도 제 아이를 어떻게 도와줘야 하나 정말 막막했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 언어 발달을 위해 애를 썼던 기억이에요. 책을 읽으며, 말씀하셨던 내용, 아동이 주도하고 부모는 기다려야 한다는 내용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이윤경 : 제가 발행인님께 궁금해지는데요, 말이늦은아이를위한부모가이드 읽으시고, 아이한테 적용하기 어떠셨어요?
우채윤 : 사실, 읽다 보면 내용은 크게 어려운 부분이 없었어요. “내가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웃음. 그런데 막상 책에 소개된 방법들을 아이에게 적용해 보면 내가 잘 하고 있는 건지, 그건 모르겠더라구요.
이윤경 : 네, 그러셨을 것 같아요. 이 책이 그림도 많고 내용도 쉽게 서술되어 있어서 쉽게 이해되는 것 같지만 담고 있는 내용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언어치료사와 같은 전문가의 가이드가 더해지면 좋습니다.
말이 늦은 아이를 위한 부모가이드는 총 8주 동안 그룹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데, 3a방법(주도 따르기 allow-OWL), 적용하기 adapt, 덧붙이기 add)을 가르치고 있어요. 아이와 상호작용할 때 아이가 주도하는 반응적 상호작용 방법을 가르치고, 아이와의 상호작용 중에 아이가 한 말을 확장해주거나 모델링하는 방법을 학습하게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배운 3a 방법을 게임, 노래부르기, 책읽기, 만들기 놀이와 같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적용하도록 합니다.
우채윤 : 네. 교수님 말씀대로 이 책은 부모님들의 훈련을 염두에 두고 썼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는데요, 하나의 예로 아이가 주도하고 주양육자는 따르는 방법을 기억하기 쉽게 OWL이라는 첫글자로 구성된 단어로 소개하고 있더라구요.
이윤경 : OWL은 Observe, Waiting, Listening의 약자인데요, 지켜보고, 기다리고, 들어주는 것인데 크게 어려운 내용은 아니지만 주양육자가 실제 실행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우채윤 : 저도 그랬습니다. 아이가 주도할 때까지 기다려줘야 하는데, 마음이 급해서 먼저 다 해주고, 질문하고, 그런 적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돌이켜서 생각해보니까 말이늦은아이를위한부모가이드나 우리아이언어치료부모가이드를 좋은 책이라고 생각했던 이유가 있더라구요. 아이 언어발달로 가장 고민이 많을 때, 저를 돌아보는 기회를 만들어주었다는 건데요. 아이의 언어발달을 위해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는지, 계속 점검할 수 있게 해줬다는 겁니다.
이윤경 : 많은 고민을 한 어머니의 말씀이라 참 마음에 와닿습니다. 저희가 이 책을 소개하는 이유도 이것일 거에요. 아이 언어발달에 가장 중요한 점들을 쉽게 알려주고 있기 때문에 부모님들께 말 그대로 가이드가 되어줄 수 있는 거죠.
다음 편은 특별히 자폐스펙트럼 장애 아동의 의사소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언어치료 책, '우리 아이 언어치료 부모가이드(MORE Than Words)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하단 관련기사 목록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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