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매거진 놀이터 특집 1>에 이어 장애아동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국내외의 놀이터들을 소개합니다.

스몰빅팀은 고민했습니다. 장애아동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터라는 것이 실제 존재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는 너무 이상적인 놀이터를 꿈꾸는 것은 아닌가 말입니다. 장애아동친화지표를 만든 것은 우리의 이상이었을까요.

그래서 우리나라에 있는 실내외 통합 놀이시설을 방문했습니다. 해외의 단체, 기업과 온라인 미팅도 진행했습니다. 우리 지표가 불가능한 이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과 이미 국내외 곳곳에서 모든 아동의 놀 권리를 위해 작지만 확실한 변화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선, 국내의 놀이 시설들을 소개합니다.

서울시 성동구 서울숲, 무장애 통합놀이터 '숲속 놀이터'

자유롭게 이용하기(접근성&편의성)

1. 놀이터 내에서 휠체어, 유모차의 접근 및 이동이 가능한가요?

서울숲 숲속놀이터 입구에서부터 휠체어나 유모차를 끌고 편하고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놀이터 안에서 이동하기도 간편하고요. 신기한 것은 휠체어를 타고 놀이시설에 직접 올라가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2. 신체 장애아동이 함께 놀 수 있는 놀이기구가 있나요?

숲속 놀이터에는 신체적으로 불편함이 있다고 해서 가지못하는 곳은 없어 보였습니다. 모든 곳에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었기 때문이죠.

모래사장 위에 나무 데크 길이 깔려 있어서 휠체어를 타고 놀이기구로 올라갈 수 있어요.

휠체어를 고정시키고 다른 친구들과 함께 탈 수 있는 회전 무대도 있었습니다.

보호자와 아동이 함께 탈 수 있는 그네도 있었고요.

3. 다양한 감각을 발달시켜줄 수 있는 놀이기구가 있나요?

저는 6개월된 아기와 함께 숲속놀이터를 방문했는데요. 아기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것들도 많았습니다. 소소하지만 감각 발달에 도움이 되는 놀이기구가 많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거울을 활용한 시각 놀이기구도 있고, 촉각을 발달시킬 수 있는 놀이기구도 있어요. 이 놀이기구에도 모두 휠체어로 접근 가능합니다.

편안하게 머물기 (편의성)

1. 휠체어, 유모차가 접근 가능한 화장실이 있나요?

2. 화장실에 기저귀교환대가 설치되어 있나요?

화장실은 넓고 쾌적했습니다. 남녀 성별에 따라 휠체어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칸이 모두 구분되어 있고 문도 쉽게 열 수있는 자동문이라 휠체어 사용자도 쉽게 들어갈 수 있었고, 휠체어 사용자나 키가 작은 아동이 쓸 수 있도록 높이가 낮은 세면대도 설치되어 있고, 기저귀교환대도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3. 아동이 직접 조작하기 쉬운 음수대가 설치되어 있나요?

아동이 물을 마시거나 더러워진 손과 발을 씻을 수 있는 음수대도 설치되어 있었는데요. 아무래도 동절기로 넘어가는 시기라서 그런지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지 않아서 그 부분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안전하게 활동하기(안전성)

1. 놀이터 바닥이 충격을 흡수하는 재질인가요?

서울숲 숲속놀이터는 모래놀이터였는데요. 바닥이 푹신해서 아이들이 넘어져도 다치치 않을 것 같았습니다. 모래는 안전성 뿐만 아니라 아동의 촉각을 발달시키는 좋은 재료라고 하는데요. 최근에는 위생문제 때문에 우레탄 바닥이 깔린 놀이터가 더 많지만, 아이들은 자연친화적인 소재로 만들어진 놀이터를 더 좋아한다고 하네요. 그리고 이런 놀이터에서 '안전하게 다치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하고요.

2. 장애아동이 놀이터를 이용할 때, 주의해야하는 안전수칙이 명시되어 있나요?

3. 아동의 눈높이에 놀이기구 사용수칙 안내문이 설치되어 있나요?

경사로를 이용해 미끄럼틀로 올라오면, 미끄럼틀 안전수칙이 아동의 눈높이에 맞게 설치되어 있습니다. 여름에는 미끄럼틀이 달궈져서 화상을 주의해야한다는 안내문도 있었어요.

함께 놀기(포용성)

1. 장애, 비장애 모든 아동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시설임이 명시되어 있나요?

숲속놀이터는 통합놀이터이고, 일반인과 장애인 모두 함께이용할 수 있는 놀이터로서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문구가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짧은 문구이지만 세상을 바꾸는 큰 변화는 이런 작은 곳에서 시작되는 것이겠죠? 실제로도 다양한 놀이기구 덕분에 누구나 와서 놀 수 있는 안전하고, 즐겁고, 편안한 놀이터였습니다. 숲속놀이터는 입구에서부터 장애통합놀이터고 비장애아동과 장애아동이 함께 놀수있는 놀이터라고 명시가 되어져 있었어요. 사실 누구나 와서 놀아도 즐겁게 놀수있는 그런 놀이터였던것 같아요.

2. 장애, 비장애 모든 아동의 안전을 확인하며 놀이를 도와줄 수 있는 놀이지도사가 있나요?

아쉽게도 놀이지도사는 활동하고 있지 않았는데요. 이상적인 아이디어일 수 있지만, 장애아동 비장애아동 모두가 안전하고 즐겁게 놀 수 있도록 도와주는 놀이지도사가 활동한다면 정말 금상첨화일 것 같습니다. 그런 놀이지도사가 있다면 보호자들도 안심하고 놀이터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지 않을까요?

서울숲 놀이터의 무장애 숲속 놀이터의 장애아동친화도 총점은,

10점 만점에 8.5점, ●1등급 놀이터입니다!

저희가 조사한 강서구에는 사실 1등급 놀이터가 2곳 있었지만, 2곳 모두 5점대였는데요. 8점대 놀이터를 만나다니 정말 반가웠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한, 아산프론티어아카데미 9기 스몰빅팀 김우현님,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장애 아동을 위한 특별한 놀이기구가 있다고 비장애 아동이 함께 놀지 못하는 것 같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장애 아동, 비장애 아동이 한 공간에서 함께 웃을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졌습니다.

지난 7개월 동안 장애아동의 놀권리 증진을 위해서 강서구 장애아동친화 놀이터 지도를 만들었는데요. 장애아동친화지표 항목을 고민할 때 ‘이 정도만으로도 좋은 놀이터 아닐까?', '과연 이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놀이터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서울숲의 숲속놀이터에는 8.5점 1등급을 받을 정도로 모든 면에서 탁월한 것을 직접 보면서, 아직 나에게 장애아동친화적인 시각이 부족하다는 것을 반성하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숲속 놀이터에 놀러 간 날은 단풍이 예쁜 가을 날이었습니다. 놀이터에는 가족들이 많이 놀러왔고요. 6개월 된 우리 딸 도연이도 이 날 함께 했습니다. 아빠 손을 잡고 미끄럼틀 타러 뛰어 가는 아이와 서로 마주보며 웃음지으며 그네를 타는 엄마와 딸, 그리고 ‘무장애 회전무대’를 열심히 돌리는 아이들을 보며 나도 우리 아이와 저렇게 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려먼 우리 나라에 이렇게 좋은 '무장애 통합 놀이터'가 더 많아져야겠죠?

우리 사는 동네 동네마다 모든 아이들을 위한 작은 변화가 시작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