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난 자폐성 장애죠?

저자 뚱이엄마

우채윤 승인 2021.08.26 22:57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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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뚱이엄마

엄마! 난 자폐장애죠?

올해 봄이 지나갈 즈음 뚱이가 나에게 질문을 했다.

"엄마! 난 자폐장애인데, 동수형은 무슨 장애예요? (동수는 그룹수업에서 만난 형이다)
"음~~~엄마도 잘 모르겠는데..."
"엄마. 근데 그 형은 목소리가 너무 커서 노래하다가 깜짝 놀랐어요."

이런 식의 대화가 요즘 자주 이어지고 있다. 뚱이는 장애 유형을 인식하는 중이다. 아이가 초등 시절에는 자기는 장애인이 아니라서 학습지원실에 가지 않겠다고 해서 애를 먹었던 적이 여러번 있었다.
다른 친구와 형, 누나는 장애인인데 자기는 휠체어도 안타고, 걷는것도 불편하지 않고, 말도 하니까 장애가 아니라고 했다.
엄마인 나는 그때 뭐라 말했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 앞에 대고 모질게도 말했던것같다.
여차저차하고, 저차여차해서 그래서 뚱아. 너 자폐성 장애야~~~라고 말이다.
알아듣던지. 못알아 듣던지간에 나는 아이가 장애라는 것을 입증하듯 세세하게 알려주었다.

중학교에 올라와서는 장애수용을 위해 약간의 계획을 수정했다. 원반에만 가서 수업을 받겠다고 하는 뚱이와 함께 IEP를 작성한 것이다. (편집인 주: IEP, Indivisualized Educationl Program, 개별화 교육 프로그램, 특수교육대상자의 개별화 교육을 위해 관련 목표, 교육 방법, 교육내용, 관련 서비스 등이 포함된 계획을 수립하고 실시하는 교육프로그램이다. 국내에서는 주로 해당 특수교육대상 학생을 위한 교육방법 및 내용을 협의하고 기록하고 있다.)
물론, 시간은 조금 더 걸렸지만, 당사자 의견존중이라는 명분으로 특수교사의 재촉을 뒤로한채 우리는 꼼꼼히 IEP를 함께 작성했다.

뚱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과 도움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중학교에 와서 처음 도전하는것은 어떠한 것이 있는지, 가능하면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며 세세히 작성해 나갔다.

우리는 함께 IEP를 작성하면서 뚱이가 도움이 필요한것이 있다면 학습지원실에서 도움 받는 것에 합의를 했고, 스스로 할 수 있는것들 주로 통학이나 예체능교과 원반에서 수업듣기 등은 원반 담임과의 소통으로 해결 할 수 있었다.

이 작업은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도 동일하게 적용했고, 뚱이와 함께 IEP를 작성했다. 물론, 원반 담임교사나 특수교사와 항상 원활하게 소통이 되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상황을 바꾸기 어렵다면 내 아이에게 조금 더 집중하여 함께 길을 찾고, 최대한 아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 했다.
절실함이 있었다. 최대한 학령기, 학교 테두리 안에 있을때 가르쳐야하고, 배워야 한다는 절실함 말이다.

어느날이었다.
"엄마! 발달장애인이 뭐예요?"
엄마인 나는 가슴이 시렸고, 내 아이 뚱이를 가볍게 안아주었다.
그리고 함께 앉아서 설명해 주었다. 역시나 알아듣던지. 못알아 듣던지 내 식으로 최대한 자세히 아이에게 이야기하는 수밖에 없었다.

" 발달장애에는 자폐성 장애와 지적 장애라는게 있단다. 그 중에 우리 뚱이는 자폐성 장애인이야. 했던말을 계속 반복하는 것, 공부를 열심히 해도 잘 안되는 건 장애가 있어서 어려운거야. 근데 대신에 뚱이 너는 자전거도 엄마보다 잘 타고, 첼로연주도 잘하고, 그림도 잘 그리고, 놀이기구도 잘 타잖아. 엄만 용기를 내는데도 못탄단다. 이 세상에서 모든걸 다 잘하는 사람은 없어. 잘하는것도 있고, 못하는것도 있고 그런게 사람이야"
"혹시 뚱이너는 장애여서 불편한게 있니?"

"아니오. 없어요."

대화가 끝난 뒷 뚱이는 쿨하게 복지카드는 자기것이니까 이제부턴 자기가 가지고 다니겠다고 한다.
엄마인 나도 뚱이와 똑같이 쿨하게 뚱이 지갑에 복지카드를 넣어주며 말했다.
"너 정말 멋지게 잘 컸다. 뚱아. 너는 물건 잘 챙겨 다니는거 엄마가 잘 아니까, 믿으니까 복지카드 주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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