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매거진 ADHD 특집 2> 상황은 나쁘면서 동시에 나아지고 있기도 하다, ADHD 아이를 이해하며 사는 법

저자 송영화

우채윤 승인 2021.11.27 11:14 | 최종 수정 2021.11.27 15:57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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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송영화(연세대학교와 광주과학기술원에서 생명과학을 공부했고, 현재는 갑자기 딴 생각에 빠지기도 하는 엉뚱함과 훈련받은 메뉴얼이 함께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조그마한 위로를 등불 삼아 서로에게 손 내밀고 그 온기로 희망의 씨앗이 싹트기를 기대하며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안녕하세요. 발달매거진 독자 여러분.

저는 부모의 입장에서 이해한 ADHD와 현실적 어려움, 앞으로의 지원방향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ADHD 바로알기’에 ADHD에 대한 의료적인 정보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 사회는 ADHD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고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저는 우리 ADHD 아이들이 들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운구병 선생님의 책 제목 ‘잡초는 없다’처럼, 피어나는 시기와 모양은 다 달라도 아름다운 들꽃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진단기준으로써 ADHD의 특징이 아닌, 엄마의 눈으로 본 ADHD 아이들의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엄마들이 말하는 ADHD 아이들의 특징

낯선 행동을 한다.(송형호 선생님의 표현)

낯선 환경을 힘들어한다.

주위 자극에 예민하고, 불안하다.

감정 조절이 어렵다.

감정 표현이 어렵다.

감정 이해가 힘들다.

지나치게 순진해서 문자 그대로 받아들인다.

상황 설명이 어렵다. (자기방어가 안된다.)

구조화가 힘들다.

보시니 어떠신가요? ADHD는 몇 가지 전형적인 모습으로만 보이지 않고, 아토피처럼 원인도 다양하고 효과적인 대처방법도 다양합니다.

사실 ADHD를 가진 자녀를 둔 부모들도 아이를 온전히 이해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저 역시도 머리로 이해하는 것을 가슴으로 이해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포기하지 않으니 결국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아이를 이해하더라도 부모도 화가 날 때가 있습니다. 참을 ‘忍’을 수백 번 새기다 한 번에 폭발하기도 합니다. 이번 주 시험기간인 아이와 신경전을 벌이면서 사리가 한 말은 나올 것 같았으니까요. 쉽지는 않습니다.

그럼 이런 ADHD 아이들과 잘 지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부모인 제가 직접 겪은 ADHD와 잘 지내는 법입니다.

ADHD와 잘 지내는 법

혼내기 전에 아이의 이야기를 충분히, 마음을 잘 들어 주세요.

격한 감정이 언어로 표현되더라도 놀라지 마세요.

문제를 일반화하지 말아 주세요.

꼭 해야할 말이 있을 때는 짧고 간결하게 얘기해 주세요.

규칙은 간단하고, 최소화하는 것이 지키기 좋습니다.

아이가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하지 못하던 것을 한 번이라도 하려고 노력했을 때, 격려와 지지를 표현해주세요.

폭발하기 전에 아이를 진정시켜 주세요.

부정적인 금지의 표현보다 긍정적인 표현으로 구체적인 대안 행동을 알려주세요.

꾸준히 인내심을 가지고 아이를 대해 주세요.

벌을 받아야 할 때는 아이에게 이유를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주세요.

비난이나 체벌은 아이의 행동을 변화시키지도, 상황을 개선시키지도 못합니다.

사춘기 청소년에게는 유머를 섞은 대화가 더 잘 통합니다.

아이와 관계가 좋아야 교육도 가능합니다.

이렇게 아이를 대하더라도 때로는 화가 나기도 하고 지치고 힘들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보다 부모와. 교사, 치료자를 더 힘들게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어려움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장 힘든 시선들

부모가 양육을 잘못해서 그렇다.

부모가 문제가 있으니 아이도 문제다.

어떤 음식을 잘못 먹었거나 못 먹어서 그렇다

이런 아이 왜 우리 학교에 보내셨어요? 대안학교로 보내세요.

학교 담임선생님에게 믿고 아이의 상황을 이야기 했더니 온 동네와 학교에 소문이 다 나버렸다.

약을 안 먹여서 그렇다.

가는 병원, 기관마다 각종 검사를 새로 요구한다.

애들이 다 그렇지, 나이가 들면 없어진다.

정신만 차리면 집중할 수 있다.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것 아닌가?

교사 및 교육환경의 문제 때문이다.

진짜 병이 아니고, 소아정신과 의사들이 만든 허구이다.

약물 치료는 해롭다.

약에 마약성분이 있다던데, 중독되는 것 아닌가?

정신과, 진짜로 심각한 아이들만 가는데 아니에요?

ADHD가 다 그렇지.

ADHD니까 못해도 괜찮아.

믿어주지 않는다.

가정 교육을 제대로 못 받아서 그렇다.

이해해 주는 사람이 없다.

그런데 아이보다 부모와 교사, 치료자를 더 힘들게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어려움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래도 사춘기 전까지는 버틸만합니다. 사춘기 이전은 외부의 시선이 아직 애들이니까라고 허용해주기 때문이죠. 중학생이 되고 사춘기가 되면 좀 달라집니다. 다 알만한 나이에 왜 그러니라는 시선을 받게 됩니다.

부모님과 선생님들만 힘들까요? 아이들은 스스로 무엇이 힘든지 어려움을 표현하고 있지 못해서 그렇지 가장 힘든 것은 아이들일 겁니다.

흔히 ‘중2병으로 대표되는 사춘기를 맞게 되면 ADHD의 양상이 좀 달라집니다. 청소년기는 어느 선생님 표현에 의하면 ‘치료의 블랙홀’이자 ADHD를 벗어나는 아이와 벗어나지 못하는 아이들이 나뉘는 시기이고, 또 ADHD의 동반질환인 우울장애, 불안장애, 적대적 반항장애, 품행장애 등이 나타나는 시기여서 새로운 걱정과 좌절을 겪게 됩니다. 또한 뒤늦게 ADHD를 발견하게 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ADHD인 당사자나 부모에게 제대로 설명해주는 전문가가 적습니다. 심평원 자료의 청소년 실제 치료율이 소아기보다 감소한다는 자료에서 보듯이 주위에 지지집단이 없다면 포기하기 쉽습니다. 아니면 입증되지 않은 치료방법에 가장 중요한 시기를 낭비하게 됩니다.

상황은 나쁘면서 동시에 나아지고 있기도 하다

수많은 전문가들, 부모들, 교사들이 노력하는데도 우리 아이들은 나빠지기만 하는 걸까요? 팩트풀니스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상황은 나쁘면서 동시에 나아지고 있기도 하고, 나아지고 있지만 동시에 나쁘기도 하다.” 저에게는 이 말이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말로 들렸습니다. 아이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올바른 어른의 역할이 이 아이들을 도울 수 있습니다.

그럼 아이들에게 필요한 어른은 누구일까요? 신뢰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어른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전문가와 중재자가 모두 필요합니다. 부모, 교사, 치료자가 그런 어른들입니다. 그런데 이런 전문가와 중재가가 서로를 너무 모르고 있는 것을 경험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각자의 시각으로만 판단을 하기 때문에, 시간이 낭비되고, 상처를 입고, 지치고, 아이를 포기합니다. 참호전의 군인들처럼 모두가 상처받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행복한 삶을 영위할 권리와 의무가 있습니다. 이 세상에 온 모든 아이들도 그렇습니다. 모두가 행복한 삶을 위하여 다음 사안을 제언합니다.

모두가 행복한 삶을 위한 제언

ADHD에 대한 눈높이에 맞는 정확한 정보와 성장 단계별 지침

ADHD에 대한 통계자료 및 전문가들의 통합적 시각

부모 역할 훈련, 부모 교육

전체 교사를 대상으로 한 ADHD 이해에 대한 단계별 정보 제공 및 교육

ADHD를 가진 청소년에 대한 도움 필요

자조모임 활성화

치료의 3대 조력자 간 유기적인 network형성

독일의 작가 안드레아스 슈타인회펠의 책 중에 ‘어쩌면 행운아’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주인공은 엄청난 불운 속에서 자기 자신을 알아가게 됩니다. 이중적인 이 책의 제목처럼 우리나 아이들 모두에게는 장점도 단점도 있습니다. 아이의 어려움에 대해 자신과 주위 사람들이 잘 알고 지원해주어 현재의 상황을 헤쳐나갈 계기가 된다면, ADHD는 ‘어쩌면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희망은 언제나 우리 옆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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