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매거진 ADHD 특집 4> ADHD와 잘 지내는 길 전문가 토론-2편

우채윤 승인 2021.11.27 18:00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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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와 잘 지내는 길 전문가 토론편은 ADHD로 진단받은 자녀의 부모,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교사, 치료사가 자유롭게 의견을 나눈 글로, 절판된 종이 발달매거진 2호에 실렸던 글을 편집한 내용입니다.

<전문가 토론 참여자 소개>

김남욱 연세나무정신건강의학과 원장

한지연 미국 유아특수교사, 인지행동치료사

송영화 ADHD 진단 10년 차 아들을 둔 어머니

곽보경 서울재활병원 작업치료사

김 선생님 초등교사

김소정 A 정신건강의학과 언어치료사

우채윤 발달매거진 발행인(중등국어교육과 심리학, 대학원에서 상담심리를 공부함)

우채윤(발행인) : ADHD 약 복용과 관련해, 지적장애 3급을 받은 아동들이나 경계선 또는 지능이 평균 이상이지만 ADHD의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오는 아이들 중 약물복용을 하는데도 돌발행동들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약을 먹어도 조절이 되지 않으면 그냥 안 먹이는 것이 맞는 것인지 궁금하다.

김남욱(연세나무정신건강의학과 원장) : ADHD 약이 효과가 없으면 굳이 먹을 필요는 없다. 다만 몸무게를 고려하면 약을 30미리는 먹어야 하는데 부작용이 무서워서 5미리만 먹고 아무 효과가 없는데 끊어야 하는지 며칠만 먹여보고 전화하시는 분들도 있다. 충분한 유효용량으로 최소 2주 정도는 먹어보고 끊을지 결정을 해야 한다.

우채윤(발행인) : 부모님들을 상담하다 보면, 약물을 복용해야 아이의 전두엽이 발달하는 것처럼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

김남욱(연세나무정신건강의학과 원장) : 조금 차이가 있는 것이, 전두엽 발달은 많은 요소들이 관련되어 있다. ADHD 약을 복용하며 치료를 받은 아동이 후에 전두엽이 일반인과 비슷하게 됐다는 사람도 있고, 계속 정상인과 차이가 있다는 사람도 있다. 약 이외에 영향을 끼치는 다른 요소가 많기 때문에 약물 치료로 전두엽 발달이 된다고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우채윤(발행인) : 교사분들에게 받은 많은 질문 중 하나가, 아이의 분노발작이었다. 학교에서 두 세시간 씩 진정이 안 되어 괴롭다는 것이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김선생님(초등교사) : 초임일 때, 저희 반에 매우 산만한 아이가 있었고, 이 아이는 왜그럴까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우리 학교에 이 아이의 형도 다니고 있었는데, ADHD에 분노조절까지 안되서 욱하면 주먹으로 사물을 부시는 경우가 많았다. 많은 학부모들이 이 아이와 같은 반이 되고 싶지 않다고 학교로 수시로 연락을 하고, 이 아이와 같은 반이 되면 전학을 가겠다는 학부모들의 항의가 많았다. 학교에서는 궁여지책으로 매우 무서운 남자 선생님을 배치하고, 이 선생님께서는 아이가 분노조절이 안 되고 폭력적으로 돌변하면 아이를 제압하기 위해 더 무섭게 공포분위기로 아이를 제압했다. 이러한 학교의 조치는 ADHD 학생을 이해하지 못한 대처였고, 가정에서도 발생하는 아버지들의 잘못된 교육방법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된다.

김남욱(연세나무정신건강의학과 원장) : 아이가 분노조절을 못 하고 폭력적으로 변할 때, 더 큰 폭력으로 대처하면 이 아이가 그 사람 앞에서는 말을 잘 듣고 온순해지는 것 같아도, 그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그 자리 외에서는 더 큰 분노와 폭력을 나타낼 것이다. 최악의 대처방법이다. 많은 아버지들이 범하는 잘못이기도 하다.

송영화 (부모, 아이가 ADHD 진단 후 10년 차) : 교과서적으로는 그러한 분노발작의 경우, 끌어안거나 해서 진정시키라고 하는데, 학교 교사 입장에서는 신체 접촉을 한다는 것이 다른 문제의 소지가 있어 아마 쉽지 않은 방법일 것이다.

우채윤(발행인) : 여자선생님의 경우는 어떻게 하시나요?

김선생님(초등교사) : 여자선생님 세 네 명이 달려들어 진정시키려 해도 제어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위클래스 교실을 활용하기도 하고, 교감선생님 등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수밖에 없다.

송영화 (부모, 아이가 ADHD 진단 후 10년 차) : 경험상 최고의 방법은 아이와 관계가 좋은 사람이 진정시키고, 교육하는 것이었다. 내 아이도 가장 힘든 시기가 사춘기 때 찾아왔는데, 약을 본인이 거부해서 6개월 정도 단약의 시기가 있었다. 관계가 좋은 사람이 아이를 제어하면 잘 먹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제어가 힘들다. 아이의 엄마가 보통 아이와 제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인데, 사춘기 이후에는 아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아이를 교육하고 기타 다른 유혹들, 핸드폰, 게임, 야동, 욕설 등을 모두 제어를 해야 하니까 사춘기부터가 정말 힘들다.

김남욱(연세나무정신건강의학과 원장) : 이전에 언급했듯이, ADHD는 남자아이들이 많다. 그래서 정상적인 사춘기 남자 아이들이 하는 행동을 해도 ADHD라 그렇다고 오해하는 경우도 많다. ADHD라서 하는 행동과의 차이점은 분명히 있다. 일반적인 아이들은 숨어서 하는 경우가 많은데, ADHD 아이들은 그런 행동을 숨어서도 하고, 선생님 앞에서도 하고 여기저기에서 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이다. 남자아이들의 경우, 사춘기의 특성을 여자인 엄마가 잘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때 아빠가 필요한 것이다. 아빠를 포함한 남자어른은 남자아이의 용인될 수 있는 행동의 기준을 정할 수가 있다.

사춘기가 되면 스스로 약물을 거부하는 아이들이 있다. 그런 경우, 약을 먹다가 자기 스스로 끊어보고 싶으면 끊고, 약을 끊고 나서의 상황들을 본인이 직접 겪어 보면, 약의 효과를 본인 스스로가 인정하게 되어 사춘기 때 약물을 거부하는 경우가 오히려 줄어들 것이다.

만약, 부모님도 아이가 스스로 약을 끊고 싶어한다면, 그 기간 동안 문제행동이 늘고 성적이 떨어지고 학교에서 부정적인 피드백이 와도 가정에서 아이를 지지해주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아이와 함께 고민하고 방향을 정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ADHD 치료는 약을 주고 안 주고의 문제가 아니고,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이다.

한지연 (미국 특수교사, 인지행동치료사) : 집과 학교에서 일관되게 교육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게 아닌 이상 치료실이나 학교에서 만으로는 고칠 수 없다. 집에서 잘 되는 방법이 있으면, 치료실이나 학교선생님과 의사소통을 잘 해야한다.

김소정 (정신건강의학과 언어치료사) : 이렇게 분노폭발이 잘 일어나는 아이들은 그동안 부정적 피드백이 많이 쌓여있는 것이다. 저 같은 경우 칭찬을 많이 해주라고 알려드린다. 그리고 부정적인 표현은 최대한 줄여주는데, 예를 들어, “뛰지마” 대신 “예쁘게 걸어”로 제시해준다.

김남욱(연세나무정신건강의학과 원장) : 이러한 방법이 참 좋다. “뛰지마”라고만 얘기하면 ‘뭘 어쩌라고’ 이렇게 받아들이는데, “천천히 걸어”라고 구체적으로 행동목표를 제시해주면 아이들도 받아들이기 쉽고, 천천히 걸었을 때 ‘천천히 걸었구나’라고 칭찬해 줄 수 있다.

우채윤(발행인) : 아이의 분노가 제어되지 않을 경우가 많다면, 혹시 학교에서 이러한 아동에게 지속적인 칭찬으로 강화했을 때 아이가 변화하고 나아진 경험이 있으신지 궁금하다.

김선생님(초등교사) : 분노가 폭발했을 때는 무슨 얘기를 해도 안 들리고 안 듣는다. 평상시 아동을 교육하는 방법에서 칭찬은 매우 효과가 크다. 우선 아이 성향에 대한 파악이 중요하다. 무조건적으로 칭찬을 주는 게 아니라 아이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우선 그 이유를 파악하고 그에 따라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채윤(발행인) : 그 원인을 찾는 것은 아이들과 가장 가까이 있는 교사, 부모가 할 수 있어야 하지만, 학교에서 현실적으로 교사가 많은 아이들을 동시에 전담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가 그러한 행동을 하게 된 원인을 알아내기가 쉽지 않다.

김선생님(초등교사) : 맞다. 교사가 가장 잘 파악할 수 있지만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가만히 보면, 아이가 특정 행동을 하기까지 패턴이 있더라. 예를 들어, 친구는 장난으로 물을 뿌리려 하는 동작을 흉내냈는데, ADHD 아이는 그것을 자기를 공격하는 행동으로 인식을 하고 먼저 물을 뿌리고 손이 나가는 행동을 하게 된다. 아이의 행동의 패턴과 이유를 발견을 하게 되면 지도하기가 수월해진다. 아이들과 부모님들한테도 이러한 경우에 아이의 공격성이 심해지니 친구들의 행동도 조심을 시킬 것이다. 가정에서도 계속 이러한 상황에 대해 지도해달라고 구체적인 피드백이 가능해지더라.

일동 모두 : 정말 맞다. 훌륭하시다.

김남욱(연세나무정신건강의학과 원장) : ADHD 아이들은 심리적인 측면에서 공격적인 행동이 나오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하다. 물을 뿌리는 시늉만 했는데, 자신을 공격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반응하는 것이, 그동안 부정적 피드백이 쌓여서, 아주 작은 자극에도 자신이 받은 부정적 피드백들이 떠올려지고 결국 아이는 작은 자극에도 한꺼번에 폭발하는 것이다.

아이의 마음을 먼저 읽어주고 충분히 위로해주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너는 다른 아이들보다 좀 예민한 것 같은데, 그게 네가 그동안 많이 혼나서 그런 것 같아. 충분히 그럴 수 있어.”라고 위로해 주고 “그런데 네 친구들은 네 마음을 잘 몰라. 네가 착하고 부드럽게 대해줘야 좋아해.”라고 말해줘야 한다.

역시 이것도 선생님과의 관계가 좋아야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아이의 부정적 마음과 행동을 ‘불쑥이’라는 귀여운 단어로 이름붙이고, 아이가 부정적 행동이 나타나려고 하면 “너 불쑥이가 나오려고 한다” 이렇게 상황을 부드럽게 이끌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

우채윤(발행인) : 불쑥이. 참 귀엽다. 써먹어야겠다. 교사의 역할이 정말 중요한데, 한편으로는 이 모든 것이 교사 개인의 역량에 달려있다는 생각이 들어 교사 개인에게 너무 큰 부담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김선생님(초등교사) : 작년에 저희반 ADHD 아이가 학폭위(학교폭력위원회)에 가해자로 회부되고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아이 부모님과의 트러블, 밤낮없이 계속되는 연락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한 달 병가를 냈었다. 심리치료를 받으며, ADHD와 아이의 행동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이해하게 되었지만, 그 당시는 '왜 저 아이는 갑자기 친구들에게 주먹이 날아가고, 분노를 폭발하는 것일까' 이해도 안되고 학생 지도가 힘들어서 그 아이가 미웠었다.

이러한 상황을 담임한테만 책임을 돌리기에는 너무 각박한 것이, 교사는 그 어디에도 도움을 받을 곳이 없었다. 저도 개인적으로 공부하고, 심리치료도 받고, 사비를 들여 전문가의 조언을 받으며 아이를 이해하고, 교실에서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기까지 꽤 긴 시간 동안 노력해야 했다. 지금도 관련 스터디를 하고 있다.

송영화 (부모, 아이가 ADHD 진단 후 10년 차) : 참호전 하는 느낌이다. 저 위에서는 명령만 내리고, “니들이 알아서 해.” 라고 하면서 각자의 참호 속에서 열심히 싸우는.

우채윤(발행인) : 제도적으로 교사를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거의 전무하다. 교사 개인에게 알아서 버티라고 맡겨진 형국이다. 실질적으로 교사와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없을까?

김선생님(초등교사) : 특수교육대상자로 선정되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긴 한데 이것도 문제가 많다.

우채윤(발행인) : 맞다. 현재 ADHD로는 특수교육 대상자로 선정이 될 수 없지만, ADHD 학생들이 대부분 교우관계, 학습장애, 정서장애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어, 특수교육대상자 선정의 요건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ADHD 아이들과 부모 모두 특수교육대상자로 선정되는 것을 원치 않는 경우가 많다. 특수교육대상자라고 하면 장애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 현실에서는 아직도 장애인으로 낙인찍힌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ADHD 학생 중에는 지능이 높고 창의성도 높은 아이들도 많아 스스로 장애로 인식되길 원하지 않고 장애로 인식하지 않는다.

김남욱(연세나무정신건강의학과 원장) : 지금 현재 국내 특수교육 시스템에서 특수교육대상자로 선정되면 일반학교에서는 도움반에 가게 될 것인데, 큰 도움이 안 될 것이다. 지적장애, 자폐성장애 등과는 완전히 다르다.

우채윤(발행인) : 맞다. 사실 자폐스펙트럼도 아이들마다 너무 다 다르다. ADHD도 마찬가지다. 교육 방법 중 칭찬의 방법이 나왔었다. 지인 교사 중에 ADHD 학생들을 잘 교육해 학교에서 ADHD 전담 교사로 불리는 분이 있는데, 아이가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오면 오늘 00가 5분이나 먼저 등교했구나. 훌륭하다. 하루를 아이를 칭찬하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하시더라. 하루 10개 이상 칭찬하기를 머릿속에 항상 염두에 둔다더라. 이 방법이 아이들에게 백이면 백 다 먹히는 방법이라고 하시던데.

일동 : 하루 10개 이상 칭찬하기 정말 어려운 일이다. 웃음

김남욱(연세나무정신건강의학과 원장) : 역시 관계의 문제로 귀결된다. 교사가 그렇게 칭찬하고 긍정적 반응을 보여주면 아이도 교사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엄마처럼 좋은 관계가 형성된다. 그러한 관계를 바탕으로 진솔한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아이가 이런 자기편인 선생님을 배척하기는 어렵다. 칭찬도 교실은 여러 학생들을 고려해야 하니, ADHD 아이 1명만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그룹으로 칭찬의 방법도 좋다. 한명 한명 칭찬하고 ADHD 아이도 칭찬해서 그룹 내 모두 다 칭찬하기.

김선생님(초등교사) : ADHD 아이가 약을 먹든 안 먹든 좋은 관계가 기본이 되어야 하는 게 맞다. 아이의 장점을 찾아서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아이가 나쁜 것이 아니고 행동이 조금 다르니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시켜 주면 아이가 따돌림을 당하는 일이 확연히 줄어든다. 그러한 교실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은 담임교사의 역량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선생님들도 자구책으로 연수도 신청하고, 스터디모임 등을 한다. 저도 일반교사이지만, 특수교사, 작업치료사 등의 전문가들과 모임을 갖고 아이들의 교육방법에 대해 논의한다. 아이들 가르치기 너무 힘드니까 내가 살려고 생존을 위해서 공부하고 노력하는 것이다.

김남욱(푸르메재단넥슨어린이재활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 : 교사가 할 일이 정말 많다. 부담도 많다. 선생님들이 가장 어려워하시는 것 중의 하나가 이 아이를 혼내야 하는지, 받아줘야 하는지 결정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이다. 이 아이를 칭찬하고 오냐오냐 해주면 문제 행동이 더 심해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혼내면 폭발하고 다른 친구들 때리는 것 아닐까. 하는 고민. 누가 이렇게 하라고 정해주면 일관되게 지도를 하겠는데, 교사도 헷갈리는 것이다.

우채윤(발행인) : 그래서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이런 각 분야의 공동 논의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느껴진다. 또 만나서 이야기 나누자. 참석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발달매거진 ADHD 특집편>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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