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발달장애인은 앞으로도 존재할 것이니까!

저자 장지용(성인 자폐성 장애인 당사자)

우채윤 승인 2022.03.06 13:34 | 최종 수정 2022.03.06 17:57 의견 0


저자 장지용(저는 사무직 노동자, 칼럼니스트, 사진작가, 야구팬, 그리고 성인 자폐성 장애인 당사자입니다)

곧, 새로운 5년이 시작될 것이다.

발달장애는 끊임없이 증가할 것이고, 그중 자폐성 장애 비중은 20대 이하 장애 유형 중 상당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장애인 정책은 신체장애 중심으로 돌아가곤 한다. 장애인 통계가 구조적으로 왜곡된, 이중 현상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의 다수를 차지하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정책을 무시하고서는 장애인 정책 수립을 진행한다는 것은 오류가 될 것이다. 얼마전까지 발달장애라고 하면 ‘어린이의 장애 유형’이라고 인식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인식의 시절은 점점 저물고 있다. 이제 국내에서는 발달장애인 부모운동에서 시작되어 성인 당사자 운동으로 점점 성장하고 있다.

아직 성인 발달장애 정책의 요구사항은 부모 측의 요구사항인 ‘돌봄’ 위주인 것이 현실이다. 그렇지만 점점 이러한 ‘돌봄’의 틀을 벗어나 성인기 교육, 특히 대학 교육 수요, 일자리 대책 마련, 소득 증대 및 안정화, 쉬운 정보 등의 보급 등 생활 편의 증대가 더 필요할 것이다.

현재 성인 발달장애인을 위한 해결책으로 평가받았던 ‘보호시설 수용’이라는 선택지는 ‘삭제’ 되다시피 한 상황이다. 국내의 탈시설화 운동으로 인한 효과라고 본다. 하지만 발달장애인의 탈시설 욕구에 관한 당사자들에 대한 요구 확인 작업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집단에서는 시설 신규 수용을 금지하고 사실상 단기간 내 시설 전면 폐지까지 요구하는 강경한 성향을 드러내고 있다.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의견을 들어보며 좀 더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

아울러 필요한 것을 하나 더 지적하면 발달장애에 대한 인식개선이 더 강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발달장애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은 아직 갈 길이 멀어보인다. 언론은 발달장애인 문제에서 발달장애인이 가해자인 범죄를 더 큰 비중으로 보도하거나 제어할 수 없는 위험인물로 묘사하기도 한다. 때로는 ‘발달장애인은 무조건 천사 같고 순수한 존재이니까 무조건 도와줘야 해!’ 라는 식으로 도움의 대상으로 표현한다.

현재 발달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인식 수준은 미디어의 과장된 표현 방법, 그정도에 머물러 있다. 실제 발달장애인의 현실과는 차이가 크다. 발달장애 묘사를 더 현실적인 주제와 서술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심지어 고용에서도 비슷한 사태가 벌어지곤 하는데, 발달장애인 고용을 무조건 단순직, 그것도 단순노무직 위주로 채용하는 것 자체도 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드러낸다. 단순노무직종 위주의 일자리에서 벗어나 개인의 다양성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다양한 일자리가 생겨나길 기대한다.

이제 발달장애 정책은 아동·청소년 위주인 것에서 나아가 앞으로는 성인기 발달장애인 정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돌봄’ 위주의 노선에서 벗어나 고용, 대학 진학 등의 욕구까지 만족할 수 있는 정책으로의 대 전환이 필요할 것이다. 새로운 5년 동안 발달장애인 정책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발달장애인은 앞으로도 존재할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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